화살기도
이 문 재
기도하는 법을 몰라 난감해 하는 제게
도움을 주신 분은 삼십년 넘게 연극 무대에 서온 여배우였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그분에 따르면
기도란 무조건 하느님께 매달리는 것 이었습니다
저처럼
기도를 들어주시면 저는 이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약속하는 것은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무조건 하느님께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무 살부터 연극과 함께 살아온
눈이 아주 크고 맑은 여배우는
자신은 힘이 없어서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배역을 살아왔으면서도 여배우는 스스로 깨우칠 자신이 없어서
하느님께 의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혼자 힘으로 깨달을 수 있느냐
그리고 그 깨달음을 유지할 수 있느냐 라구요
저는 뜨끔했습니다
무조건 간구하는 것이 기도라는 사실과 당신은 스스로 대오각성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휘청 거렸습니다
저는 충분히 작아져 있습니다
여배우를 만나고 난 뒤 얼마 안 되어 또 다른 기도법을 얻어 들었습니다
마흔이 넘어 소설을 쓰기 시작한 노작가분이 화살기도라고 있다는 것 이었습니다
남편과 아들을 거의 동시에 잃고 실어증에 걸리기까지 했던 노작가분은
당신이 간절히 원하는 그 무엇이 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화살을 날리듯이 하느님께 외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 좀 살려주세요
내 아이를 걷게 해주세요 처럼
단순 할수록 그리고 강렬 할수록 화살기도는 효험이 있다는 것 이었습니다
수많은 생을 살아온 여배우와 또 수많은 삶을 꿰뚫어온 노작가로부터 기도하는 법을 제대로 전수받은 것이었는데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에게는 하늘로 쏘아야 할 화살이 너무 많아서 탈 이었습니다
제가 하늘로 쏘아올린 첫 화살기도는 이랬습니다
하느님
저로 하여금 이 많은 화살들을 버리게 해 주세요
화살기도는 기도하는 법과 함께 이문재님의 시집 제국호텔에 있습니다.
기도하는 법과 화살기도를 읽으면서
나는 어떻게 기도했고 얼마나 많은 화살을 날렸나 생각했습니다.
주기도문은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자를 사하여 준것 같이
.....
화살을 날리는 것만이 기도는 아닐텐데
추가하여
저자 이문재님의 동의 없이 이 시를 입력했습니다.
저자나 출판사등의 저작권에 관한 사항을 몰라 스크랩은 금지 하고
저작권에 관한 지적이 있으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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